흑과 백의 꺾인 날개
CoC
`우주 :왓 허 요
샤샤 (GM):띠밤 이사람 프사봐
`우주 :
아이디어크리티컬
샤샤 (GM):그럼 시트 입력해주시고용 촨촨히 정리해서 15분에 출발하께효
`우주 :웅!!
권한주시와요
샤샤 (GM):아띠밤 보여만 줘놓고 권한은 없이
입력하라고 시키죠?
`우주 :
어어 어디다..써요?
쓰께쓰께 ㅋㅋ
샤샤 (GM):ㅋ ㅋ ㅋㅋ ㅠㅠ
`우주 :오 중세거라서
신기한거많아
우와 공민학이뭐예요
샤샤 (GM):아... 아돈노.
나도 궁금해 탐사자 기능의
제국 25%는 대체 뭘까
`우주 :뭘까
지위도잇네
샤샤 (GM):제국주의 농도를 살피는건가
`우주 :
제국주의농도
돼 됐다
기본치가 더붙은게 잇어서
`우주 :쪼개서 다른데 붙엿어여
샤샤 (GM):앗 조아조아 멋져여
곤주는 뭔갈 생각할 필요도 업씌 기본치가 다 낮아서 걍 총합값 때려넣엇거든
`우주 :마법을 어디다 써두는게 조을
아오옹
샤샤 (GM):마법은 머쉿게 하고싶으면 매크로로... 해도 되공? 아니면 그냥 그떄그때 타이핑해도 되여
드라일라:오늘의 행운 45
낮아
샤샤 (GM):
드라일라:조아조아
샤샤 (GM):뭐가좋아
드라일라:
뱀의 혓바닥 Roll
기준치: 100/50/20
굴림: 9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러케할게요
샤샤 (GM):음 그것도 조아
무좍권 성공하닉깐.
드라일라:마좌
샤샤 (GM):나 키퍼링 한... 넉달? 만이니깐
방금 티알 시작한 아기사슴처럼 바들바들 떨어도
ㅇㅇ 그럴수잇지 해줘
드라일라:그럼요그럼여
당연하지아기사슴
샤샤 (GM):띠바
자그러면은
출발해보자고용
드라일라:가보자고용
샤샤 (GM):사담은 오른쪽 맵 위에 해도 조왈여
드라일라:웅!!
------------------------------------------------------------
흑과 백의 꺾인 날개
220417
------------------------------------------------------------
왕국의 축복 속에서 자라 백색의 순수함을 지닌 아름다운 공주님, 엘다.
그에 비해 당신은 어떤가요, 드라일라.
당신이 걷는 자리마다 저주가 내려앉는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의 옷깃만 보아도 놀라 바닥을 헤집으며 도망칩니다. 당신의 옷자락 끝에선 항상 검은 깃털이 떨어져 그림자 안으로 사그라들어요.
흑조의 마녀.
그게 당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요. 엘다의 곁에서 가장 가까이 지내온 것은 당신입니다.
5년 전부터 오늘까지.
첫 만남은 5년 전, 왕성 근처 호수를 끼고 만들어진 ‘정원’에서입니다. 그 호수 위에는 항상 백조들이 떠있습니다. 엘다는 매일 정원을 둘러보고 당신은 흑조의 모습으로 호수 위에서 떠돌기를 반복했지요. 둘의 운명은 영원히 맞물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백조 사이에 섞여있는 흑조를 불길하게 여긴 제3 왕자가 당신을 향해 화살을 쏩니다. 흑조의 모습으로는 화살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화살은 정확히 당신의 왼 날개를 뚫었고 당신은 화살을 쏜 녀석을 저주하며 물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아, 이래서는 아무래도 죽을 것 같습니다. 죽여도 죽지 못하니 밤이 되면 다시 살아나겠지만요. 그래, 이대로 정신을 잃고 밤을 기다릴까요. 정신이 들면 그 자식의 머리통을 날려버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데…
첨벙, 누군가 호수에 몸을 던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물을 헤집고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오만가지 생각이 뇌를 두드립니다. 당신의 시체까지 처리하려는 제3 왕자일까요. 아님 그의 시종일까요. 몸을 없애면 여러모로 곤란합니다. 뭐, 어쩌면 당신을 구하려는 손길일 수도 있겠지만… 당신은 그런 손길을 기대하지도 않잖습니까?
드라일라:(박제는 곤란한데..)
그런데… 이변이 일어납니다. 호수를 가로질러 당신을 찾은 ‘누군가’가 당신을 품에 안고 물속에서 끄집어냅니다.
엘다:괜찮아...?!
아직 정신을 잃기 전, 당신을 한 아름 품에 안은 여자가 당신을 봅니다. 아, 이 정원에 하루도 빠짐없이 드나들던 왕국의 공주입니다. 사랑받는 가장 순수한 사람. …이름이 아마…
엘다였지요.
드라일라:(정신이 암흑으로 빠지며 수면 위로 한 글자만이 맴돈다. 왜...)
엘다는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대신, 숨을 쉬는 것을 확인하고 품에 소중하게 안은 채 물 밖으로 어기적 걸어나갑니다. 시야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엉망입니다. 단정했을 머리카락은 흐트러졌고 입고 있었을 드레스는 벗어던졌는지 속에 걸치는 옷으로 이뤄진 옷차림입니다.
엘다가 당신을 안고 겨우 호수 밖으로 빠져나오면 제3 왕자는 활만 쏘고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공주를 걱정하는 시종도 없습니다.
평범한 공주라면 주변에 보필할 시종이 여럿 있겠지만 당신이 그동안 지켜봤던 바로는 공주는 항상 혼자였습니다.
공주는 물에 젖은 당신을 평평한 땅에 눕힙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합니다.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내쉬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엘다:이럴 땐 어, 어떡하지...
미안해. 나, 아무것도 몰라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드라일라:... (통증이 이어지는 날개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가, 힘이 빠지는 기분이라 다시 머리를 땅에 누인다. 또 한 번 한숨을 짧게 내쉬고는) 괜찮아요. 아프지 않은 건 아니지만.
엘다:그, 그래도 이렇게 피가 많이 나는데... 미안해...
엘다는 눈이 감겨오는 당신을 앞에두고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되내입니다.
그러고 보면 날개 부위에 출혈이 큽니다. 이대로는 정신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수마가 몰려오는 기분입니다. 이대로는 진짜 기절하겠습니다.
하는 수 없습니다. 당신이 엘다에게 말을 걸어 치료를 하라고 알려주는 수밖에는…
드라일라:그냥... 숨겨주세요, 들개가 물어가거나... 태워버리지 않게... (드문드문 말을 잇는자. 정신이 점멸하듯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수고롭지, 않다면... 지혈이라도, ...
엘다:(당신의 말에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가) 안돼, 어떻게 그런 심한 짓을 해... 지, 지혈을 해야하는구나. (옷가지를 한참 뒤지다 겨우 손수건을 꺼내 상처 위를 살짝 덮는다. 이렇게 하는게 맞나..?)
드라일라:(느리게 눈을 깜빡거리다 상처에 손길이 닿자 약간 움츠린다. 도로 날개를 늘어트리곤) 그정도론 어림도 없어요, 공주님. ... 세게 눌러요, 압박되도록.
엘다:어, 으응. 세게... (너무 강하게 눌러 환부가 덧나지 않도록 가볍게 누른다.)
First Aid Roll
기준치: 30/15/6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이제 좀 괜찮아?
드라일라:(신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입을 닫은 채로, 움츠러드는 몸에 힘을 주어 버틴다. 통증이 익숙해지자 숨을 툭 끊어 내쉰다.) ... 조금 나아요. 죽지는 않겠죠, 이제.
엘다는 당신의 말에 안심한 듯, 크게 한숨을 내쉽니다. 어눌하긴 하나 상처를 방치하는 것 보단 낫겠지요.
가만 살펴보니.. 엘다가 눈을 빛내며 드라일라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물어옵니다.
엘다:저기, 있잖아. 당신은 요정님이야? 아니면 천사님?
드라일라:... (그런 이름으로 불려본 적은 전혀 없는데. 물끄러미 마주한 말간 눈이 부담스러울 지경이다.) 내가 뭐라 말 해도 당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을 것 같으니, 마음껏 상상하도록 놔둘게요. 하지만 둘 다 아니에요. (날개를 추슬러 몸을 웅크린다. 피로가 몰려온다.)
엘다:(상대가 피로한 것을 눈치챌 기미가 전혀 없다.) 에이, 그러지 말구. 요정이랑 천사 중에 뭔지 알려주면 안돼? 아니면 내가 둘 중에 뭔지 맞춰볼까? 날개도 달려있고, 사람도 아닌데 사람 말을 하고... 지혈이라는 것도 아니까 엄청 똑똑하구... (추리는 커녕 감상을 주절주절 늘어놓는다.)
드라일라:둘 다 아니라니까요. (살짝 웃더니 몸 위로 틀어 얹은 머리를 살짝 들어 마주본다.) 소리치고 도망가거나, 무서워하지 않을 마음을 먹으면 다시 물어보세요. 지금은 요정이나 천사같은 거면 만족하거든요.
... 그보다, 여기는 추운데... 당신 방에라도 데려다줘요.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지니까.. (머리를 네 무릎 위로 얹는다.)
엘다:음... 나중에 양손으로 입 꽉 막고 있을테니까 그땐 알려줘. (약속하자는 듯이 두눈을 마주하고선) 아아... 춥구나! 미안해. 감기에 걸리면 큰일이니까 안으로 들어가자. 내 방에도, 내 방에 가는 길에도 아무도 없을테니까 걱정마. (당신을 조심스레 안아들고서 걸음을 옮긴다.)
드라일라:놀라지 않을 자신은 없나봐요. (공주님이라더니, 별 것 없네. 시종도 없나... 아니면, 시종을 취급 하지 않는 건가. 생각하며 힘없이 안긴다.)
엘다:그치만 이런 비밀스런 이야기를 듣는 건 처음인걸. 게다가 나는 아는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무언가 새로이 알게된다면 와, 하고 바보처럼 놀랄거야. (당신이 안겨오면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준다.)
드라일라:... 바보처럼 말이지. (머리를 푹 기댄다. 온기가... 낯설다. 사람은 다들 지저분한 욕망을 품고 사는 못되먹은 족속뿐인데. 꼭 그렇지도 않은가. 어려서? 아냐. 어린 아이들이 던지는 돌이 작고 힘없어도 끈질기다. 순수해서? 순수함은 어디서 증명되는데? 안겨가는 내내 혼자 한참을 생각한다. 이 공주님이 특출난 것인지, 몸이 아프니 작은 선행에도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것인지.)
엘다:응, 바보. (샐쭉 웃더니 겸연쩍은 목소리로 말한다.) 부끄럽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어. 부끄럽지만 글자도 잘 몰라. 그리고 또 아바마마가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고 하셨거든? 나는... 그, '순수'해야 하기 때문이랬어.
저기, 그래서...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 요정님, 아니... 천사님도 아니다. 아무튼. 나한테 글을 가르쳐주면 안될까?
드라일라:(순수... 무엇을 위해서? 의아함을 누르고 답한다.)공주님, 요정이나 천사는 인간의 글 같은 거 몰라요.
그러니 둘 다 아닌 나를 만나게 된 걸 다행으로 여기세요. (의도가 무엇이건간에, 어렵지 않은 일이고, 어렵지 않은 부탁이다.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 해도 생명을 구한 것에 비하면 값 싼 댓가. 제3 왕자였나... 자식을 그따위로 키우는 국왕에게 내리는 작은 저주쯤으로 생각해볼까.)
무엇보다, 당신의 선행이 이리 이끌었다는 것은 명심해요.
(그 결과가 어찌되든.)
엘다:헉... 그렇구나. 다른 게 아니라 너를 만나서 참 다행이다. (맞아맞아, 혼자 중얼거리며 수긍하다가 문득 의문이 생겼는지 고개를 기울였다.) 근데 그러면 요정님도 천사님도 너는 뭐라고 불러야해? ... ... 으응. (뒷 문장은 사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얼결에 고개를 끄덕인다.)
드라일라:드라일라. 요정도 천사도 아니지만 이름은 있어요. 공주님은? (알고는 있지만... 무언가를 주고받는 것이 익숙하다. 댓가없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마법이니까.)
엘다:드라일라, 드라일라... 어렵게 알려준 이름이니까, 잊지 않고 잘 기억할게. (눈을 빛내며 당신의 이름을 여러 번 되뇐다.) 내, 내 이름은 엘다야. 헤헤... 나한테 이름을 물어본 사람... 아니, 새? 새는 드라일라가 처음이야. 글도 알려주겠다고 해줘서 고마워!
(신이 났는지 제 걸음을 재촉해 얼른 방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여기는 내 방!
드라일라:저야말로 고마워요, 엘다. 물론 지금은 지만... ( 새라고 불리는 건 또 처음이네..... 생각하며 방 안을 둘러본다.)
당신은 방 내부를 둘러봅니다. 공주의 방은 넓지만 썰렁합니다. 소파가 가운데 놓여있고 큰 침대가 한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벽면에 가득 찬 책장에는 장식용으로 높은 지식을 요구하는 책이 꽂혀져 있습니다. 있는 것이라곤 책뿐인데 글을 모르는 공주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해 풀이 죽어 책장을 펼쳤다 덮기를 반복했겠지요.
엘다:날개가 다 나을 때까지만이라도 여기서 나랑 지내자. 내가 춥지 않게 꼭꼭 이불도 덮어줄게.
드라일라:(눈을 가늘게 뜨고 책장에 꽂혀있는 책 제목을 훑어본다. 글도 가르치지 않고 드나드는 이도 없으면서 용케 이런 짓을...) 저야 마다할 이유 없지만... 저랑 같이 자려구요? (고개를 들어 마주본다.)
엘다:응. 안돼? 그럼 내, 내가 바닥에서 잘까? 그래도 괜찮아!
드라일라:아뇨, 뭐...
당신을 쫓아낼 생각은 없는데..
엘다:그럼 사이좋게 자자!
… 이거 아무래도 한동안 눌러 앉아야겠습니다.
... ...
... 이게 5년전, 두 사람의 첫 만남입니다. 당신은 그 뒤, 흑조의 모습으로 공주와 만나 여러 가지를 가르쳐줬습니다. 공주는 생각보다 총명해서 당신이 알려주는 것들을 흡수했지요.
칠흑을 닮은 당신에게 배웠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백색의 순수함을 지녔습니다.
그렇기에 궁인들은 아무도 엘다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 시간은 언제나처럼 앞으로 달리고 엘다의 혼인 소식이 당신에게까지 들려옵니다.
왕국은 그 얘기로 소란스럽습니다. 사랑받는 공주님이 옆 나라의 왕자님과 결혼한다나요.
이래선 당신의 계획이 틀어집니다. 왜냐고요? 왜인지는 당신이 알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은 엘다를 연모합니다. 그 감정이 어떤 형태던지 상관없습니다. 당신이 갖지 못한 모든 것을 가진 공주님을 당신이 갖고 싶어 하는데 이유가 필요할까요?
이대로 정체 모를 왕자에게 당신의 공주님을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왕자의 흠을 잡아 드러내야겠지요. 흠 없는 인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해가 진 밤. 태양의 빛이 당신의 살갗을 해치지 못할 때, 당신은 검은 구두를 이끌고 성으로 향합니다.
드라일라:... (성큼성큼 걷는다. 어쩐지 화 난 것 같은 모습으로. 문 뒤로 숨어드는 사람들을 가르고 성으로.)
드라일라의 발걸음이 닿는 장소는 왕성 초입입니다.
왕성으로 향하는 길, 왕자가 친선의 표시로 가져온 각종 동물과 보석, 천 등을 실은 마차가 한참 줄지어 있습니다.
모양만 보아서는 공주님을 물질로 거래하려는 것으로까지 보입니다. 우습기 그지없습니다.
드라일라:(엘다를 사 가는건가. 순수함을 따지던 이유가 무엇인가? 마차에 실린 물건들에 시선이 닿는다. 전부 태우거나 녹여버려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다.)
분노로 끓어오르는 듯 뜨거운 마음과 달리, 차가운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봅니다. 멀지 않은 곳에 왕자의 시종들로 보이는 무리가 있습니다. 안으로 진입하려면 저 사이에 조용히 섞여 들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샤샤 (GM):무리에 섞여들려면 변장이나 은밀행동 판정이 필요합니다
드라일라:(마법을 사용한다. 망토를 휘감아 어둠에 몸을 숨기고, 시종들의 그림자 사이로 숨어든다.)
드라일라는 소리 없이 시종들의 그림자 아래로 숨어들어 함께 이동합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네요.
시종A: 이렇게까지 선물을 준비한 이유가 뭐야?
시종B: 몰랐나 보구나. 우르티스 여신님은 가장 순수한 사람에게 축복을 주신다잖아.
가장 순수하기로 소문난 ‘엘다 님’은 여신님의 축복을 받기 합당하지.
드라일라:(여신?)
시종C: 나라의 번영을 위해 이 정도는 마땅하니까.
시종A: 그렇구나…
질문을 올린 어린 시종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무래도 우르티스 여신이라면 왕자의 모국인 우르티스의 창세신화에 나오는 창조와 재생의 여신인 듯합니다. 드라일라가 평소에 신에 대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니 아는 정보는 이것이 다입니다.
그림자 아래 숨어 있으니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젊은 시종들 중에서 우르티스에 대해 자세히 아는 시종은 없어 보이는데… 그리 생각하며 시종들을 찬찬히 둘러보면, 맨 앞에 시종장으로 보이는 나이든 시종의 표정이 유난히 어두움을 알 수 있습니다.
샤샤 (GM):드라일라 심리학 판정 해볼까요
드라일라:
심리학 Roll
기준치: 10/5/2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샤샤 (GM):저런...
드라일라:(인간들이란... 나이를 먹으면 어두침침해진다니까.)
샤샤 (GM):대신 시종장과 나이가 비슷한 집사나 하인들에게 재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드라일라:(집사를 살펴본다. 어째 다들 분위기가 안 좋네.)
심리학 Roll
기준치: 10/5/2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집사의 마음을..언.록.해보기)
열쇠공 Roll
기준치: 31/15/6
굴림: 2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드라일라는 나이가 지긋해보이는 집사의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어쩐지 죄책감에 빠진듯 마음은 혼란하고, 하나의 생각만을 반복해서 되뇝니다. ‘불쌍한 공주님…’이라고요.
드라일라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불길함을 느낍니다.
드라일라:(불쌍하다고?)
엘다를 가엾게 여기는 시종장, 다른 시종들의 대화… 마치 공주를 사 가려는 듯한 많은 재물까지. 엘다를 데려가서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어느덧 왕성 문이 열리며 긴 행렬이 왕성으로 하나둘 들어갑니다.
드라일라:(불길하다. 불안해. ...이상해. 괜한 걱정이 아냐.)
안으로 들어서면 축제의 현장을 방불케하는 화려함이 끝없이 이어져있습니다.
벽면엔 금실로 짠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고 꽃잎과 색종이로 만든 화려한 가루들이 허공에 흩날립니다. 악단까지 준비한 모양인지 팡파레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옵니다. 북소리도 들리네요. 이러다 노래까지 부르겠습니다.
드라일라:(엘다의 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주위를 둘러보다 태피스트리에 시선이 걸린다.)
태피스트리에는 우르티스와의 화합을 바라는 내용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림을 보아선 선대 왕이 우르티스에서만 나는 [비약]으로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표시한 것 같습니다.
드라일라:(비약... 무슨 병이었길래? 인간들 사는 일엔 관심이 없으니... 잘 모르는데. 우르티스... 뭐가 나더라. 전에 약초가 필요해서 다녀왔는데 너무 멀었던 기억..)
샤샤 (GM):아이디어롤 굴려볼까요.
드라일라: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득한 기억 너머를 잘 살펴보니... 아, 떠오릅니다. 우르티스에서만 만들어지는 비약입니다. 마법이나 주술, 연금술 등의 복합적인 산물이라는 추측을 들은 적 있습니다. 드라일라가 직접 본 적은 없어 자세히는 알지 못합니다. 효능으로는 어떤 병도 치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은 살리지 못하지만…
그러고 보니 이 정도로 재물을 많이 보냈는데, 행렬 어딘가에 비약이 있지 않을까요?
드라일라:(제법 귀한 비약이지... 하나쯤 갖고싶었는데.. 연구 목적으로... 생각하다 재물들쪽으로 눈을 돌린다. 가장 작고, 가장 귀하게 보관하는 품목이겠지.)
행렬을 살피면, 가장 앞에 [왕자의 행렬]이 있고 뒤이어 드라일라가 속해있는 [신하 행렬], 이어서 [재물 행렬]이 3단계로 나뉘어 이어져 있습니다. 제일 [마지막 행렬]에는 병사들이 있군요.
드라일라:...(발걸음을 멈추고 마지막 행렬이 다가오길 기다린다.)
행렬의 마지막입니다. 대부분이 병사들로 이루어진 행렬은 흩날리는 꽃가루에도 별 감흥 없이 발 동작을 맞춰 걸어갑니다. 의미 있는 걸 찾기 위해선 <관찰력>판정이 필요하겠네요.
드라일라:
Spot Hidde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뭘 지키고 있는 건 아닐까~...)
오, 마침 병사들 중에서도 특히 실력 있는 병사로 보이는 우락부락한 병사들이 가운데 상자를 끼고 걷고 있습니다.
옥으로 만들어진 상자는 딱 봐도 사치스러워 보입니다. 겉은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아마 저 안에 들어있는 게 비약으로 추정됩니다.
드라일라:(찾았군..)
상자를 몰래 열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드라일라:(망토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상자 속 그림자로 파고들어 비약을 빼온다.)
그림자 발걸음 Roll
기준치: 100/50/20
굴림: 4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역시 어둠의 마녀. 드라일라는 상자를 몰래 열어 내용물들을 챙깁니다. 손에는 [비약] 3병과 [문서]가 하나 들려있네요.
드라일라:(비약은 허리춤에 매달린 가방에 넣고 문서를 펼쳐본다. 이건 또 뭐람?)
둥글게 말린 문서입니다. 중요해 보이지만 마법적 장치가 되어 있어 펼쳐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마법적 장치를 해제하려면 행렬에서 멀어져 혼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드라일라:흐으음... (문서도 가방에 챙겨넣고 걸음을 빨리한다. 재물.. 됐고. 신하.. 됐고. 왕자라는 놈 낯짝이나 볼까 싶어 첫번째 행렬까지 걸어간다.)
첫번째 행렬로 걸어가면... 가장 앞, 코끼리를 타고 있는 왕자가 저 멀리 보입니다. 잘생겼습니다. 다갈색 머리칼에 오렌지빛 눈동자, 멀끔한 옷차림까지 완벽합니다. 허리춤에는 금으로 만들어진 단도를 차고 있네요.
드라일라:(코....끼리.)
(....)
(뭐 이런 걸 타고 와? 과시욕 장난 아니네!?)
그렇습니다... 화려한 재물에 온갖 동물들, 코끼리까지. 나 결혼하러 왔어요, 홍보하는 꼴입니다.
드라일라:(어마어마하게 크네... 잘못하면 밟히겠는데..)
코끼리에 밟혀 납작마녀가 되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이제 왕자 얼굴도 살폈으니 아까 얻은 문서와 비약을 확인하러 갈까요?
드라일라:(흥... 코끼리보다 흑조가 더 멋있다고....)
(행렬에서 빠져나와 구석으로 숨는다. 지나는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문서에 걸린 마법을 파악한다.)
행렬에서 빠져 조용한 곳으로 향합니다. 문서를 자세히 보려면 <관찰력> 판정이 필요합니다.
드라일라:
Spot Hidde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법으로 봉인되어 있는 문서입니다. 힘을 이용해서 억지로 열면 폭발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마녀인 당신도 억지로 연다면 곤란해질 겁니다.
아마 마법을 푸는 열쇠가 있을 텐데… 왕자에게 있지 않을까요?
드라일라:흠...
귀찮은 장치네.
(일단 가방에 쑤셔넣고 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본다. 코끼리왕자... 어디쯤 갔으려나.)
샤샤 (GM):비약은.. 안볼거야?
드라일라:(비약두... 볼게.)
(주섬주섬 꺼내서 들여다보기.)
자세히 분석하려면 <의료>나 <오컬트> 판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드라일라:(눈을 가늘게뜨고 본다. 살짝 흔들어도보고.)
Occult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병안에 든 것은... 하얀색 액체입니다만 피비린내가 납니다. 마녀의 감으로 짐작 건데 인간의 피와 성분이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습니다.
드라일라:(미간을 찌푸린다. 뭐 이런 걸..)
겉모습만 바꿔둔건가...
꺼림찍한 표정으로 병을 노려보고 있자니, 주변에서 무슨 소리가..
드라일라는 관찰력 판정.
드라일라:
Spot Hidde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뭐야...
발소리를 들어보니 2명인가요? 얼른 몸을 숨겨야겠습니다. <은밀행동> 판정
드라일라:
Stealth Roll
기준치: 30/15/6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드라일라는 발소리를 듣고 뒤늦게 숨으려다 실패하고, 두 시녀와 눈이 마주칩니다.
시녀A: 누구세요?
드라일라:아, 안녕하세요. 그.. 행렬에서 떨어져나왔는데. 길을 잃어서..
... 오래 걸었더니 발이 아프네요... (눈썹을 들며 웃어보입니다. 그리고... 시선을 끌기위해 시녀들의 뒤쪽에 놓인 화분을 마법으로 떨어트린다.)
미심쩍은 눈으로 드라일라를 바라보던 이들은 쨍그랑, 화분이 깨지는 소리가 나자 놀라서 뒤를 돌아봅니다.
틈을 타서 도망치나요?
드라일라:(도망친다!)
시선을 돌린 사이 도망치는데 성공합니다.
시녀B: 깜짝이야... 왕자한테 단도를 훔친걸 눈치채고 추궁하는줄 알았네.
시녀A: 그러게. 뭐였을까? 그런데 단도 안에 별다른 건 없어?
드라일라:(뭘.. 훔쳐? 시녀들이 간도 크네.)
시녀B: 금이긴 한데, 별다른 건 없고... 그냥 단도네. 비약은 아니야.
… 잠깐만요. 단도? 금으로 된? 왕자에게서 훔친?
이야기를 엿듣고 슬쩍 살피면 정말 당신이 봤던 단도가 그녀들의 손 위에 들려있습니다.
드라일라:... (혹시?)
(기둥 뒤에 숨어있다가... 몸을 돌려 다시 두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자백을 하시는 거군요?
찾는 물건이 아니었던 모양인데. 얌전히 돌려주시는 게 어떻겠어요. 우리 왕자님의 예복에 포함되어 있는 건데. (뻔뻔하게 거짓말을 한다.)
시녀A: 그, 그런...!
시녀들은 무척 놀란눈치로 당황하더니, 서로 눈짓을 주고 받더니 넙죽 엎드립니다.
시녀B: 하, 한번만 봐주세요...!
시녀… 아니지요. 좀도둑들은 틀렸다 싶었는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사정을 설명합니다.
자신들은 도적 길드인 <붉은 눈>의 길드원이며, 현재 마스터가 병에 걸렸다. 전염 위험성을 고려해 마스터는 자가 격리 중이며 치료제가 없는데, 우르티스의 비약이면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마스터가 죽기 전에 그 비약을 얻어 먹여야 한다... 가슴아픈 이야기입니다.
드라일라:... 좋은 날 일 크게 만들고싶지 않으니 이리 주세요. 그리고 왕성에서 나가요. 그 도적길드가 소탕되는 건 마스터가 바라지 않겠죠.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가방에서 비약을 하나 꺼낸다.) 가져간다면 이 보답은 추후에 받겠습니다.
시녀들은 죽상을 하고서 훔친 단도를 내밀다가, 드라일라가 꺼낸 비약을 보고서는 무척이나 기뻐합니다.
시녀A: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도울 일이 있다면 언제든 나서겠습니다...!
둘은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하더니, 비약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드라일라:언제든?
(곰곰... 써먹기 좋겠어.)
어쩐지 든든해진 드라일라. 굵고 짧은 소동이 지나가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무언가'가 없어서 '무언가'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요...
드라일라:(이제 정말 아무도 없나... 둘러보고 단검을 든다. 가방에 넣어두었던 문서를 다시 꺼내고..) 과연, 이게 맞으려나.
반신반의하며 단도를 들고서 문서의 마법을 그어내리자... 문서가 풀리며 문서에서 짙은 어둠이 터져 나옵니다.
그리고 그 어둠이 스며들며, 드라일라가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
깜빡, 눈을 뜨면 당신은 나무 더미 위에 묶여 있습니다. 바닥에 젖은 나무가 쌓여있고 나무에선 기름 냄새가 코를 찔러옵니다.
아, 아… 잊고 있던 끔찍한 기억입니다. 아무 죄 없는 당신을 마녀로 몰아 불에 태워 죽이려 했던, 그날의 기억입니다.
기억이 났습니다. 여긴 우르티스 왕국의 변방, 여신의 이름으로 마녀를 처벌하는 이단 심문관들과 경멸에 찬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는 군중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죄인-. 마녀, 드라일라의 화형을 시작한다.
죄목에 대해선 구구절절 말을 잇지 않습니다. 그저 마녀라는 명명 하나로 죄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그저 유능한 여성일 뿐이었는데도요. 능력이 있어서? 아니면… 여자여서 일까요.
이때 어떤 표정을 지었더라… 아마 웃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어떤 표정을 지어 보이면 군중들은 야유를 보냅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당신은 틀리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불꽃이 피어오르고, 나무가 타들어가고, 탄내가 코를 찌르고, 연기가 눈앞을 가립니다. 화마가 당신을 덮쳐옵니다. 차라리 진짜 마녀였다면 억울하지라도 않았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타들어가는 불길 속에서 자애롭고 끔찍한 음성을 듣습니다.
???: 나의 아이야. 왜 벌을 받느냐. 내 도움이 필요하니?
드라일라:(나의 아이?)
(... 의아함이 중요한 게 아냐, 도움. 도움이 필요해. 바짝 마른 입 사이로 불분명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 그래, 나의 아이. 내 너에게 힘을 주마.
자애로운 음성이지만 그것은 지독하게도 평등하고 수많은 생명 위에 군림한 신의 음성입니다. 어디선가 피비린내가 난 것 같습니다.
???: 만약 이 힘을 버텨내 나를 만나러 온다면 그때는 더 큰 힘을 내어주겠다.
드라일라:(더 큰 힘?)
(이미 많은 걸 알아 지독한 고통을 겪었다. 더 무서울 것도 없지. 무의식적으로 흔들리는 고개에 힘을 준다. 끄덕인다. 더이상 믿을 것이 없는 세상에 내게 도움을 주셨으니, 어찌 마다할까요.)
드라일라가 고개를 끄덕이자 자애로운 음성을 지닌 무언가는 대답 대신 힘을 내려줍니다.
당신은 세계의 비밀에 접촉합니다. 우리는 지구 위에 살아 숨 쉬는 먼지에 불과합니다. 우주로 나아가면 너무나 큰 생명체가 가득하고, 악의에 들어찬 생명체들이 살아 있습니다. 스스로가 무가치하다고 생각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 정신을 차리면, 당신을 처형한 마을은 전부 불에 타 검은 재만 남아있습니다.
당신의 몸에서 검은색 깃털이 떨어져 바닥으로 스며듭니다. 생명의 기척은커녕 비명도 들리지 않는 폐허 가운데 당신이 고개를 듭니다.
마녀의 탄생, 67년 전의 일입니다.
… 왜 갑자기 이런 옛날 일이 떠올랐을까요.
불쾌함이 목구멍에 차오릅니다만… 기억은 순식간에 흩어지고 눈앞에는 펼쳐진 문서의 내용이 있습니다.
드라일라:(걸어나가던 주변에 느껴지던 것이 기체, 액체, 고체로만 느껴지던 날. 새로 태어난 날.... 우르티스에는 그 뒤로 거의 출입하지 않았는데. 우르티스의 마법이라 그런가.)
(문서를 읽어내려간다. 순수. 국왕이 엘다에게 요구한 유일한 것. ... ...그것이... 전대 왕이 비약으로 살아난 이후로 맺은 조약이라면?)
(뒷장을 살펴본다.
뒷장에는 무언가의 덩어리가 그려져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줄기가 이곳저곳에서 뻗어나가 있는 괴물의 형태입니다. 그림이지만 불쾌함이 몰려옵니다. 이런 괴물이 여신의 축복을 받은 기적의 생명체라는 걸까요?
이성 판정. (0/1d3)
드라일라:
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1
...
엘다를 이렇게 만들겠다고?
문서를 전부 살피고 바깥을 보면 벌써 새벽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내용이 많아 시간이 지체된 모양입니다. 드라일라는 흑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드라일라:안돼, 안되는데...
(네게 죄를 가르칠 걸 그랬어. 들이치는 해 아래로, 깃털을 뒤집어쓴다.)
… 정원에 가보도록 할까요. 공주님이면 매일 그곳에 찾아오니까요.
드라일라:(날개를 퍼덕여 날아오른다. 흉이 남았지만 날개는 성하니 쉽게 정원에 다다른다.)
(수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앉아 엘다를 기다리기로한다. 그 아이를 데리고 도망칠 수 있을까? 왕자를 죽이는 건 도움이 안 돼. 그렇다면 차라리..)
드라일라가 흑조의 모습으로 엘다를 기다리면... 머지 않아 저 멀리, 왕자와 담소를 나누며 엘다가 나타납니다.
멀리서 지켜보기엔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입니다만... 가까이서 봐도 그럴까요?
드라일라:(천천히 두사람에게 다가간다. 질투심이 어린 녹색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지크프리드:저건 흑조군요. 흑고니라고도 불리지요.
텃새라서 한 장소에 머무르고 검은 깃털이 독보적입니다. 아, 저건 또…
왕자는 가까이 다가온 당신을 보자 자연스럽게 아는 채를 합니다.
엘다가 무어라 말을 하려 하면 왕자가 자기 얘기를 늘여놓습니다. 말이 막힌 엘다는 그저 웃으며 그의 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드라일라:(물끄러미 바라보다 엘다에게 다가가 머리를 기댄다.)
엘다:(제게 기대오는 드라일라의 머리를 조심스런 손길로 쓰다듬는다. 모호한 표정으로 왕자의 이야기를 듣다가 힐끔힐끔 아래를 바라보는 것이 도와달라는 것 같기도 하고...)
드라일라:(고개를 들어 갸웃거리다가 왕자를 보더니 푸드덕푸드덕, 날개를 퍼덕이며 꽥꽥거리는 소리를 낸다. 쫓아내려는 듯이 쪼고 물어버린다.)
드라일라가 왕자를 쫓아내듯 공격하자, 당황해서 피하려다 발을 헛디뎌 호숫가에 발이 빠집니다.
지크프리드:이런... (떨떠름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고는 엘다를 향해 웃어보인다.) 옷을 갈아입어야겠군요. 잠깐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왕자는 신하를 대동하고서 성 안으로 향하고... 호수를 옆에 둔 정원에는 엘다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하지만 엘다의 표정은 오히려 밝아졌습니다. 당신에게 아는 척을 해도 되니까요.
드라일라:(멀어지는 왕자쪽으로 한 번 더 길게 울어주고... 엘다를 돌아본다.)
엘다:(왕자에게 들리지 않도록 소리를 죽여 키득키득 웃는다.) 드라일라, 고마워.
드라일라:바보같은 녀석이야. (다리에 바짝 붙어 기대더니 올려다본다.) 엘다.
엘다:응? (시선을 마주하다,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눈 높이를 맞춘다.)
드라일라:(품으로 파고들어 끌어안듯 목을 감는다.) 결혼하지마.
엘다:...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닫길 반복한다.)
... ... 아바마마는 벌써 날 결혼시키겠다고 했는걸. 내, 내 의사같은 건 물어보지도 않고... 나는 아무 말도 못했어.
... 그래서, 내일 날이 밝자마자 우르티스로 떠난대.
드라일라:... 하고싶지 않은거지? 그렇다고 말해줘.
떠나고싶지 않다고 말해줘.
엘다:... 나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흑조인 드라일라를 품에 안아들고 자신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방으로 오는 길에도 입을 꾹 닫고 있다가, 안에 들어와서야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드라일라:엘다.. (안긴 채로 엘다를 마주보고 있다가 네 볼에 제 머리를 부빈다.)
엘다:...선생님, 나는… 순수하고 싶지 않은 거 같아.
그러니까, 이런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아.
결혼하지 않는 법… 선생님이라면, 드라일라라면 가르쳐 줄 수 있어?
엘다는 가르침을 청할 땐 당신을 선생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공주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드라일라에게 말합니다. 약간 물기가 어린 목소리입니다.
드라일라:... 엘다...
(잠시 망설이듯 생각이 이어진다. 순수하지 않을 방법...)
내가 요정인지, 천사인지 물었었지.
엘다:(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드라일라:나는 둘 다 아니라고 말했고...
네가 순수하지 않을 방법이 필요한 지금이야말로 또 한 번, 네가 만난게 나라서 다행일지도 모르겠어.
(한 발짝 물러서는 대신 품으로 파고든다. 눈을 감은 채로 온기를 느낀다.) 나는 마녀 드라일라. 저주때문에 낮 동안은 인간의 모습일 수 없어.
엘다:... (품에 안겨오는 온기를 감싸 안는다.) 이미 알고 있어.
드라일라:뭐? (고개를 번쩍 들어 눈을 마주본다.)
어떻게...
엘다:마녀라고 불리는 것도, 천사님이나 요정님이 아니라는 것도.
네가 글을 가르쳐줬잖아... 그래서 알게 됐어.
드라일라:... 네가 모르길 바랐는데.
엘다:... 하지만, 나는 드라일라가 흑조가 아닌 사람이라서... 기뻤어.
좋아해, 드라일라.
드라일라:... 내가 마녀라도 나를 좋아해?
엘다:그,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인데 항상... 곁에 있어줬잖아. 글도 알려주고, 외롭지 않게 이야기도 나눠주고... 다른 평범한 사람들... 그 누구도 해주지 않는 걸 해줬잖아.
그러니까, 내게 순수하지 않아도 될 가르침을 줄 사람이… 선생님이면 좋겠어.
드라일라:사랑해, 엘다...
난 항상 너를.. 가지고 싶었어.
엘다:... (눈시울이 뜨거워져 손등으로 한번 훔쳐내고, 창문의 커튼을 쳐서 햇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는다.)
드라일라:(어둠이 찾아오자, 깃털을 벗어낸다. 앉은 자리에서 손을 뻗는다.) 엘다.
엘다:드라일라... (울음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다가가서 품에 안긴다.)
항상, 항상... 이렇게 안고싶었어.
드라일라:(품에 안긴 엘다를 꼭 껴안는다. 안기기만 했던 몸이 작고 여려서 이상한 기분이었다. 왜 이 애가 우는데 나까지 눈물이 나는 걸까.) ... 항상, 안아주고 싶었어.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고 숨을 들이마신다.) 엘다... 무서웠어. 네가 나를 무서워할까봐. 너도 나를 두려워하고 떠날까봐.
엘다:그럴리가 없잖아.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서로를 마주안은 감각도, 눈에 보이는 당신의 모습도 생경하지만...) 여전해. 여전히 다정하고, 똑똑하고, 근사한...
내가 좋아하는 드라일라야.
드라일라:(몸을 물려 마주본다.) 네가 모르는 것도 아직 더 있어. (이렇게 시선이 마주하는 건 또 다른 기분이다 항상 올려다보기만 했으니.)
하지만 를 좋아해 줄거지, 엘다. 그럴거지?
엘다:응, 그럴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드라일라:(양 손으로 네 얼굴을 감싸 당긴다. 입술을 붙였다 떼고는) 내가 가르쳐줄게. 내가 아는 만큼은.
결혼하지 않을 수 있게, 내가 해줄게.
엘다:응... (가볍게 입술이 맞닿고 떨어지자 놀란 듯 눈을 크게 뜬다. 이어 시끄럽게 울리는 심장 고동소리를 들으며 시선을 마주했다.) ... 결혼이 취소되면, 그러면... 나랑 쭉 함께 있어 주기야. 알았지?
드라일라:응. 내가 옆에 있을게. 떠나지 않을게.
(To GM)rolling d2
(
1
)
=
1
드라일라:(엘다를 안아들어 침대로 간다.)
엘다:(얌전히 안겨서 이동...) 있잖아, 드라일라가 아는 만큼은... 이라는 말은.
드라일라도 전부 다 아는 건 아니야?
드라일라:... (잠시 어... 하고 고민하는듯한 소릴 내더니) ... 나라고 모든 걸 아는 건 아니니까... (약간 귀가 붉어진 채로 침대에 엘다를 내려놓는다.)
엘다:...신기해. (손을 들어 붉어진 귀를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린다.) 항상 모르는 건 나였는데. 드라일라도 모르는 게 있고, 나랑 같은 마음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까... 무섭지 않아.
결혼하는 건, 무서웠거든... 앞으로 모르는 것들만 가득한 세상으로 가는 거잖아. 거긴 드라일라도 없을테고, 또 혼자가 될 테니까...
드라일라:(귀에 손이 와 닿으면 살짝 움츠러들더니 눈을 들어 마주본다.) ... 내가 같이 있을 거니까, 이제 무서워하지 않을거지? 엘다는 이제 혼자가 아니니까. (망토를 벗어 내려놓는다.) 나도 조금, 긴장이 되네. (살짝 웃더니 허리를 숙여 입을 맞춘다. 네 손을 끌어다 제 목덜미와 가슴에 얹어주고 몸을 붙인다.)
엘다:...무섭지 않아. (넋을 놓고 옷가지를 정리해 내려놓는 모습을 보다가, 인영이 다가오면 저도 모르게 두 눈을 꾹 감는다. 온몸에 닿는 익숙한 온기에 미간에 힘이 풀리고, 당신이 이끈 대로 당신의 어깨에 두른 채 간격을 좁혔다.) 흑조일 때랑은 다른 의미로, 부드러워... 따뜻하고.
... 더 만져도 돼?
드라일라:(입술을 볼을 지나 턱선을 타고 목덜미까지 내려간다. 입을 맞추고 이를 내어 살짝 깨물거나 핥아가면서.) ...응. 얼마든지 만져도 좋아. (무게를 실어 몸을 기울인다. 몸이 넘어가면 올라탄듯한 모양이 되어 내려다본다.) 그렇게 해줘.
엘다:앗, 가, 간지러워... (어느새 침대 위에 누운 듯한 모양새가 되면 양 팔로 감싸고 있던 팔에 힘을 풀린다. 천천히 네 어깨에서 아래로 손을 내려 등허리를 천천히 더듬어본다.) 마녀라고 해도, 다를게 없네. 여기쯤에, 날개라도 있을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잖아. 나랑 똑같아. (서툰 손길로 날개뼈 위를 조심스레 쓸며 말했다.)
드라일라:(등허리를 스치고 누르는 손길에 몸을 조금씩 뒤튼다. 입술을 살짝 깨물고 등이 말렸다가, 가슴팍에 숨을 몰아내쉬고 올려다본다.) 나도 처음엔 평범한 사람이었으니까. 엘다, 너랑 똑같았어. 크게 다르지 않아. (손을 비집어넣더니 묶인 끈을 풀어내고 옷을 끌어내린다.)
--- 지난이야기 ---
공주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고 진행되는 결혼. 갑작스러운 이별을 앞두고서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어렵사리 맞닿고서, 천천히 숨을 고르면 그제야 서로가 아닌 주변도 조금씩 눈에 들어오네요.
드라일라는 뒤늦게 공주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발견합니다.
드라일라:(손끝이 목걸이 가 닿는다.) 엘다, 이건...
엘다:(따라서 제 목걸이를 손으로 더듬으며) 얼마 전에, 왕자가 선물했어. 꼭 착용하고 있어 달라고...
그런데 이상해, 자기 전에 풀어두려고 했는데 풀리지 않아.
드라일라:... 풀 수 없는 거구나.
엘다, 이건... 그냥 목걸이가 아냐. 그저 보석인 것도... 선물은 더더욱 아니지.
엘다:... 선물이 아니면... 뭘까?
드라일라:...저주?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드라일라가 의문스럽게 목걸이를 바라보면... 하얀 보석이 박힌 목걸이에서 마법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온통 순백색이던 목걸이가 유독 그녀의 손이 닿았던 곳만... 짙은 색상으로 변해있어요.
드라일라:(보석이 일부 어두워진 것을 알아차리자 살짝 찌푸린 채로 본다. 제 손을 뒤집어 내려다보고, 멀쩡한가 확인했다가, 손이 닿은 부분에 마법의 기운이 줄어들었을까도 확인해본다.)
드라일라의 손은 멀쩡합니다. 색이 바랜것은 목걸이 뿐이네요.
아이디어롤 굴려볼까요.
드라일라: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흐으음...)
드라일라의 몸은 멀쩡하지만 목걸이의 색만 짙어진 것을 보면, 자신의 어둠에 반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일라:(잘은 모르겠지만 순백을 물들이는 어둠... 썩 마음에 드는 훼방이다.)
어쩌면, 제 어둠으로 목걸이를 뒤덮어버린다면 목걸이를 풀 수 있지 않을까요.
드라일라:(시선을 여전히 보석에 내려둔 채로 입을 연다.) 엘다. 혹시 아프거나, 기분이 이상하면 꼭 말해줘야 해?
엘다:응? 응... (두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드라일라:(내가 엘다에게서 이 저주를 풀어낼 수 있는 마녀라서 다행이다. 단 한 번도 마녀로 살게 된 것을 다행이라 여겨본 적은 없었는데. 손을 보석 위로 살며시 덮는다. 천천히 그러쥐고 제 마력을 밀어넣는다.)
드라일라는 천천히 목걸이에 마력을 불어넣습니다. 엘다에게 닿은 만큼, 드라일라가 엘다의 순수를 무너뜨린 만큼... 진하고 어두운색으로 물들어가는 기분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걸이가 완전히 흑색으로 변합니다.
드라일라:(어두워진 보석들에 입꼬리가 말려올라간다. 슬그머니 손을 떼어내고 눈을 들어 엘다와 시선을 맞춘다.)
엘다:(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목걸이와 드라일라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까맣게... 변했네? 이것도 마법이야?
드라일라:마법... 이라고 할까, 크게 보면 그렇겠지. (얼굴을 감싸 볼에 입맞춰주곤 손을 목으로 내려 목걸이를 풀어본다.)
목걸이는 드라일라에게 반응해, 절로 풀어져 손 위에 얹어집니다.
목걸이의 보석이 모든것을 빨아들일 듯 검게 변해있는 모습이, 드라일라를 강하게 이끄는 감각도 느껴지네요. 다만 이끌리는 기분만 느낄 뿐, 압도당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엘다:(드라일라의 입술이 닿았던 제 뺨을 손으로 매만지다가 슬쩍 웃는다.) 마법이든 뭐든... 드라일라가 풀어줬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드라일라:응, 괜찮을거야. 너는 이제 순수하지 않으니까. (손 위에 얹힌 보석을 옆으로 내려놓는다.) 결혼에도 차질이 생기겠지.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데리고 갈게.
(마음같아서는 당장 이 목걸이를 엘다가 순결하지 않은 증표라며 들이밀고 싶지만, 동시에 지적인 호기심이 자극되기도 하는 물건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안도가 크다. 엘다의 어깨를 끌어안고 빛 대신 어둠이 들어찬 방을 둘러본다. ...나를 위해 만들어준 밤.)
엘다:고마워... (혼자 중얼거리듯 작게 이야기하고는 양 팔을 들어 드라일라를 마주 안는다. 고개를 살짝 기대고서 살짝 웃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둘만의 평화도 잠시, 드라일라 듣기 판정.
드라일라:
Liste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음 은밀행동에 보너스 주사위를 받습니다.
방 바깥의 복도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드라일라:(문가로 고개가 돌아간다.) 엘다, 누가 와.
엘다:어, 어떡하지? 숨을래? 아니면...
드라일라:... 커튼을 걷어줘.
그럼 괜찮겠지?
엘다:(잠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방 안의 커튼을 걷어 다시 빛을 드리운다.)
드라일라:(깃털을 뒤집어쓴 채로 자리한다. 시선은 엘다에게 고정한 채로.)
드라일라가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면 얼마지나지 않아...
쾅, 하고 거친 발소리와 함께 방 문이 열립니다.
왕자입니다.
엘다:무, 무슨 일 있으신가요? 어쩜 이리 급하게...
지크프리드:하아.... 곤란한 일이 있었습니다. 비약이 사라졌다고요.
엘다:비약...?
지크프리드:우르티스에서 생산된, 마지막 남은 비약이지요.
... (말을 마치자 엘다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어보인다.)
당신이 도와주신다면 새로운 비약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엘다:제, 제가요..?
지크프리드:알면서 모른척 하십니까?
당신이 비약과 함께 가져온 문서를 빼돌렸지 않습니까.
드라일라:(슬그머니 걸어가 보석을 깔고 앉는다.)
아무래도 드라일라가 빼돌린 문서와 비약을 엘다의 소행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왜? 왕성 내에는 제대로 된 엘다의 측근이 없습니다.
왕자는 그걸 모르는 걸까요.
지크프리드:글자는 언제 배웠습니까? 아무것도 가르치지 말라 했거늘…
정말이지, 이래선 여신의 축복을 받기 힘들 텐데.
그 말을 꺼낸 왕자의 눈빛이 돌연 차갑게 가라앉습니다.
시선은 정확히 목걸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위치합니다.
지크프리드:목걸이를 풀었어?
(목걸이가 풀린 것을 확인하자 엘다의 머리채를 움켜쥔다.) 기껏 좋게 해결하려 했더니… 일을 그르친 건 당신이야.
왕자는 궤변을 늘여놓더니 엘다를 향해 손을 들어 올립니다.
금방이라도 내리치려는 때…
드라일라는 어떻게 하나요?
드라일라:(몸을 부풀리고 달려든다. 깔고 앉아있던 보석을 걷어차고 날개를 퍼덕여 정확히 명치에 들이받는다.)
지크프리드:컥...! (명치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다가, 바닥에 떨어진 보석을 바라본다.)
(저것은, 분명히 순백색이었을......)
너… 너!
감히 여신의 축복을 더럽혀…!!!
드라일라:(발을 물고 다리를 물고 부리로 쫀다. 날개를 퍼덕여 머리를 때리고 걷어찬다. 네가 감히!)
지크프리드:이 새는 뭐야?! (드라일라를 피하려 손을 마구 휘젓다가, 문득 손길을 멈춘다.)
잠깐.. 이 새, 단순한 동물이 아니군.
마녀로구나.
글은 어디서 배웠나 했더니... 이딴 여자한테서 배웠나 보군.
우르티스 여신의 사제들이 마녀를 척결할 것이다!
드라일라:(발길질을 멈추고 입을 뗀다.) 네깟 것은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이구나.
(고개를 들이밀고 천천히 기울인다.) 마녀가 두려우냐?
사제라, 마녀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곤란하긴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아직 해가 떠있으니까요. 밖으로 나가면 싸우기 힘듭니다.
이대로 왕자의 목을 꺾어야 하나…
생각하면, 왕자가 이미 늦었다며 말해옵니다.
지크프리드:이미 사제들을 호출했다. 나를 해치면 네 녀석의 시체도 조각 내 버려주지!(뒤로 물러서며 크게 소리친다.)
드라일라:(길게 웃는다. 날개를 흔들며 웃자 검은 깃털이 드문드문 날린다.) 바보같은 녀석, 벌벌 떨며 사제들의 뒤에 숨겠다 호언장담을 하는 모습이라니.
엘다:어쩜 그런 거친.. 거친말을 해요? 드라일라는 아무 잘못도 없어요! 멋대로, 이상한... 이상한 목걸이를 주고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도록 만든 당신이 이상한 거예요!
드라일라:엘다가 맞아. 넌 쓰레기야. 네 아비도, 네 나라도, 우르티스의 풀 한포기마저 버러지같은 것들 뿐이다.
나도 그렇지? 나는 네가 위시하는 사제들의 사냥에서 살아남은 인간. 마녀로 핍박받았던 인간. (단어 하나, 글자 하나, 음절마다 꽉꽉 채워지는 짙은 분노.)
너희가 죽여... 마녀가 된 인간.
가슴을 분노가 채우는 중에도, 드라일라는 이쪽으로 달려오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듣습니다.
한 두명이 아닌... 아… 사제가 이렇게 많으면 당신 혼자서는 힘듭니다.
하지만, 어쩐지… 지금 상황을 파훼할 방법이 당신 손에 쥐어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무언가가 분명 당신을 강하게 이끌어 당겼던...
드라일라:(천천히 걸어 걷어차내버렸던 보석을 부리로 물어든다. 정확한 사용법을 파악하기 전에 다 써버리는 건 아쉽지만, 확실히 든 것은 많다.)
목걸이에서 익숙한 피 냄새가 풍깁니다.
그리고 자애로운 음성이 뇌리를 스칩니다.
??? 약속한 시간이 왔구나.
???: 나를 취하면 더 큰 힘을 주마.
지독하게도 순수한 악이 당신을 향해 속삭입니다.
당신은 이 힘이 너무나도 깊은 어둠을 뜻하고 있음을 압니다. 잘못하면, 당신 또한 줄기 뭉텅이인 괴물이 될지도 모르지요.
아… 그렇지만 눈앞에 짜증 나는 녀석을 그냥 내버려 둘 순 없지요. 사제들도 곤란합니다.
무엇보다… 당신이 갖고 싶은 것을 아직 완전히 갖지 못했는걸요.
드라일라:(살리겠어, 구하겠어, 돕겠어... 그런 선한 마음으로는 더 이상 살아가지 못하는 몸. 나는 욕망과 충동이 더욱 크게 작용함을 안다. 지독하게 악한 마음, 지저분한 욕망, 악의 씨앗을 품었을 때 더욱 달고 맛있는 과육을 만들어낼 수 있어. 더욱 강하고 큰 힘을 사용할 수 있어.)
(고개를 돌려 엘다를 보는 녹빛 눈이 욕망으로 빛난다. 잠시 맛본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나는 너를.. 가질테니, 기다려줘.)
여신의 축복은 ‘순수한 이’에게 내려진다고 했지요.
순백을 순수라고 말한다면, 칠흑 또한 순수이니.
저 치들은 모르지만 당신은 당신에게 자격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흑조의 마녀님.
엘다:여신의 축복을 취하겠습니까?
여신의 축복을 취하겠습니까?
여신의 축복을 취하겠습니까?
드라일라:어버이시여, 제게 임하소서. (축복을 받아들인다.)
당신은 여신의 축복을 목에 겁니다.
당신이 목걸이를 목에 걸면 왕자의 헛웃음이 가장 먼저 들려옵니다.
지크프리드:당신같이 더러운 여자가 감히 순수의 축복을 받으려 한다니.
그런 비웃음이 담긴 말을 서슴지 않습니다.
그 말을 들은 당신 또한 마주 비웃어 줍시다.
드라일라:아둔한 것.
네가 빚은 재앙을 맛보거라...
당신이 목걸이를 목에 걸자 강대한 힘이 들어참을 느낍니다.
이건… 순백과는 전혀 다른 칠흑의 힘. 칠흑의 순수함이 펼쳐낼 수 있는 순수한 능력. 순수한 어둠의 힘입니다.
여신의 근원인 ‘피’를 조종하는 능력입니다.
당신이 손을 까딱이면,
왕자의 몸이 뒤틀립니다. 왕자는 비명 하나 지르지 못하고 고꾸라집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겁에 질린 엘다의 얼굴 또한 보여옵니다. 아, 무어라 말하는 게 좋을까요.
드라일라:(혀를 쯧 찬다. 내려다보는 눈에는 일말의 감흥조차 없다.) 멍청한 것에도 정도가 있다.
(내버려두곤 엘다를 돌아본다.) 엘다, 엘다.. (넓은 보폭으로 다가가 손을 마주잡는다.) 이제 갈 수 있어. 널 데리고 떠날 수 있어...
아니면,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성을, 나라를 네게 줄 수도 있어. 네가 바라는 건 뭐든 이루어줄 수 있어, (목걸이에 손을 얹는다.) 이것만, 이것만 있으면...
엘다:(낯에 두려움이 살짝 어렸으나 드라일라의 상냥한 어투에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나는, 선생님이, 드라일라가 옆에 있어준다면 다른 건 어떻게 되어도 좋아.
떠나자. 그리고 또 새로운, 새로운 바라는 것들을 만들고 이루어 보자. 응...? (목걸이 위에 얹어진 두 손에 제 손을 겹치고서 몸을 살짝 기댄다.)
드라일라:좋아, 응. 떠나자. 엘다, 어디로 가고싶어? 복수하고싶지는 않아? 뭐든 다 해 줄게. (손을 뻗어 작은 몸을 끌어안는다. 그래서... 너를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
엘다:아무도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곳으로. 우리가 함께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으로. 그래서, 그래서... (드라일라가 복수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저를 안아주는 이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왕국의 축복 속에서 자라 백색의 순수함을 지닌 아름다운 공주님, 엘다.
그리고 그녀와 극에 있던 당신은 어땠나요, 드라일라.
당신이 걷는 자리마다 저주가 내려앉습니다. 더이상 소문이 아닌 현실입니다. 당신은 원한다면 타인을 마음껏 조종할 수 있습니다.
손짓 한 번으로 목숨을 거둘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의 옷깃만 보아도 놀라 바닥을 헤집으며 도망칩니다.
당신의 옷자락 끝에선 항상 검은 깃털이 떨어져 그림자 안으로 사그라들어요.
하지만 그 그림자 끝에는 가장 밝은 이가 서 있으니.
엘다는 당신의 의지를 받아들입니다.
드라일라:(끌어안은 채로 잠시 생각한다. 죽이고 부수고 땅을 붉게 젓기며 비명에 맞춰 흥얼거리는 것... 즐거운 일이지만 기껍지 않다, 너를 가지는 것에 비하면. 네 사랑을 가지는 것에 비하면...)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엔딩 A. 가장 순수한 그림자
드라일라 생존, 엘다 생존
보상 없음, 드라일라는 여신의 힘을 받아 혈액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